728x90

환상특급 2019의 2번째 에피소드는 아담 스콧 주연의 '3만 피트 상공의 악몽'이였다. 미스테리적인 요소도 풍부하고, 드라마보다 좀 더 스케일이 큰 영화를 보는 듯해서 재밌게 볼 수 있었다.
※ 2019.7.11. 작성글 끌올.

■ 이상한 MP3 플레이어
주인공 저스틴 샌더스는 취재기자로, 외상후증후군(PTSD)을 앓고 있다. 예맨에서 있었던 일로 공황상태에 빠졌었다고 한다.

그는 워싱턴 D.C.에서 텔아비브로 가는 비행기를 탄 후 좌석에서 누가 놓고 간 듯한 MP3 플레이어를 발견한다. 그는 헤드셋을 끼고 무슨 내용이 나오는지 들어본다.

이런 경우 다른 사람이였다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저스틴이 MP3 플레이어에서 흘러나오는 희한한 소리를 믿기 힘들어 옆좌석 남자에게 한번 들어봐 달라고 하자, 그는 더럽다고 싫다고 한다. 위생문제도 있겠지만 나같으면 되도 않게 도둑으로 오인받기도 싫으니 그냥 발견하자마자 바로 승무원을 불러서 분실물인 것 같으니 가져가라고 했을 것 같다.

아무튼 우리의 저스틴은 그딴 거 신경 안 쓴다. 어쩌면 호기심을 갖고 사건을 취재하는 기자의 특성 때문이였을지도 모르겠다.

MP3 플레이어에서 흘러나오는 팟캐스트에서는 마치 게임 '스탠리 패러블'의 내레이터같은 굵직한 남자 목소리로 비행기에서 일어날 일을 시간까지 언급해가며 예언하고 있다. 그 예언이 맞아들어가더니, 불길한 일이 일어날거라고까지 한다. 그러니 저스틴이 기절초풍할 수 밖에.

■ 사기꾼은 진실을 섞는다
진실에 약간의 거짓말을 섞으면 모두 그럴듯한 진실로 보인다는 말이 있다.

그게 환청이든 아니면 진짜였든간에, 저스틴이 듣게 된 미스테리한 팟캐스트는 실제 사실도 언급했지만 예언대로 이루어지도록 저스틴이 행동한 면이 있다. 마치 특정 목적을 달성하도록 프로그래밍된 로봇처럼 말이다.

물론 저스틴이 비행기에서 '모두를 구하고자 모두를 의심하며 난리를 피운' 행동을 보면 민폐의 끝판왕이지만, 한편으로는 그가 달리 손 써볼 도리 없이 죽어가는 사람들을 너무 많이 봤기 때문에, '이 사람들을 살려야 한다'는 사명감에 집착한 것이 아닐까 싶어 짠하기도 했다.

팟캐스트 뿐만 아니라 전직 파일럿이였다는 남자 조(Joe)도 저스틴에게 일종의 사기를 친다. 그는 저스틴의 말을 믿는다며 동지애를 형성하더니, 직접 비행기를 안전하게 착륙시키겠다며, 저스틴늘 통해 조종실에 들어갈 때 필요한 비밀번호를 알아낸다.

저스틴이 경황이 없고 정신나간 상태긴 했지만 정말 바보랄수밖에. 조는 본인 입으로 실수를 많이 해서 파일럿 자리에서 물러나야했다고 했고, 저스틴과 이야기하는 와중에도 술을 홀짝거리고 있었다. 그런 사람을 신뢰하고 같이 작당을 하다니, 말이 되나?

※ 여기부터 결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엔딩 해석
환상특급 2019 두번째 에피소드 '3만피트 상공의 악몽'은 햇빛이 환한 배경 아래 무서운 엔딩을 연출한다.

비행기는 추락했고, 해변에서 저스틴은 쓰러졌던 몸을 일으켜 주변을 둘러보다가 또 그 저주받은 MP3 플레이어를 찾아 들어본다.

a269bad9c658740e89e8a2b7213e8826.jpg
다운로드

팟캐스트에서 흘러나온 내용에 따르면, 노던 골드스타 1015편의 승객들은 전원 생존했으나 저스틴만 실종 상태라고 한다.

이 부분에서 아마 승객들은 다 구조되어 떠나고 없고, 저스틴만 사건 현장에서 사후세계를 떠돌고 있나? 하고 짐작했으나 그것은 아니였다.

곧 다른 승객들이 몰려와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저스틴을 노려보다가 그를 덮쳤으니 말이다! ㄷㄷ

여기서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엇갈렸을 듯하다. 그들은 살아있는건가, 죽은 건가? 팟캐스트는 실재하는 것이였나, 아니면 망상이였나?

개인적으로 나는 그들이 모두 죽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물론 전원 생존이라는 기적같은 상황이 사실이라면 좋겠지만, 비행기가 토막날 정도의 사건현장에서 피해자들이 모두 그렇게 멀쩡할리가 없기 때문이다.

팟캐스트는 저스틴의 망상이였던 것 같다. 특히 '저스틴 샌더스는 실종' 어쩌구 하는 것이 자기가 처한 상황에 비추어 직접 쓴 기사 문구같기 때문이다.

여러모로 묘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한 에피소드였다. 이 에피소드를 다 보고 났을 때의 기분은 마치 저스틴이 조가 비행기 추락사고의 원흉이며 자기가 그를 조종석으로 인도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망연자실할 때의 기분과도 약간 비슷했던 것 같다.

저스틴 샌더스는 취재 기자였지만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취재(?)하는 데는 실패한 셈이다.

어쩌면 이 드라마가 말하고 싶은 것은, '난 다 알고있다'는 망상이 불안감과 결합했을 때 얼마나 본인과 남들에게 위험하며, 이런 순간일수록 특히 자기 자신을 냉정하게 파악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 모든 것이 '아 시x 꿈'이였다면 저스틴에게 해피엔딩이였을텐데, 드라마는 그런 안도감을 주인공에게 전혀 주지 않고 냉정하게 끝났다. =.=

 

728x90

※ 애드픽 광고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